한층 진화된 마스터리그에 주목, 위닝 일레븐 2019

전작보다 발전된 모습이 곳곳에 보여
2018년 09월 28일 17시 21분 50초

과거 오랫동안 시절 축구 게임 부동의 1위는 '위닝 일레븐'이었다. 'FIFA' 시리즈는 초심자들에게만 인기가 있을 뿐 축구팬들에게는 영 기를 못 피던 시절, 빙판 축구라는 오명까지 들으며 위닝 팬들에게 외면받던 피파는 세월을 거치면서 조금씩 위닝의 위치를 잠식해오더니, 이제는 명실공히 "No.1"의 칭호를 넘겨받았다.

 

반면 위닝 일레븐은 좀처럼 이전의 영광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유의 사실적인 조작감도 지키지 못하고, 원래 전공 분야가 아니었던 그래픽도 FIFA를 따라잡지 못하니, 조금씩 정상에서 밀려 내려올 수밖에. 겨우겨우 게임성으로 피파를 따라가던 위닝 일레븐은 '라이센스' 문제라는 결정타를 맞으면서 이제는 먼치킨 게임으로 과거의 향수를 먹고 사는 게임이 되었다. 이처럼 전형적인 "망한 부자" 양상을 보이던 위닝 일레븐이 올해도 신작을 내놓았다.

 

과연 이번 '위닝 일레븐 2019(PES 2019 -PRO EVOLUTION SOCCER-)'은 등 떠밀리듯 비슷한 신작을 내놓았는지, 아니면 회심의 일격을 날렸는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 천천히 즐기면, 재미가 보인다

 

축구 게임, 아니 스포츠 게임이라고 하면 박진감이 필수 조건처럼 생각되기 마련이다. 점수로 승부를 벌이는 종목이니 이유야 어쨌든 골이 나야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조작이 서툴러도 대충 두세 번 움직여 보고 골이 나야 그 다음으로 넘어갈 텐데, 이번 위닝은 그 부분에서 꽤 완고하다. 가볍게 생각하고 덤비면 본전도 찾지 못한다.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려 하면 "에이 뭐 이래" 하고 흥미를 잃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이번 위닝은 어렵다. 즐거움을 느끼는 단계가 다른 게임들보다 좀 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가벼운 즐거움은 오래 가지 못한다. "익숙해질수록 더 재미있는" 게임은 의외로 많지 않다. 이번 위닝은 잘할수록 재미있어진다. 게임을 더욱 세세한 부분까지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처음에는 조금 재미가 없더라도 기본기부터 확실히 익히고, 자신의 게임을 천천히 만들어나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조급하게 덤볐다간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해서 하나를 배우고 나면, 다른 하나를 손에 붙이려고 애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은 저절로 흘러가 버린다.  

 

슛만 해도, 버튼을 눌러 뻥 차는 것이 아니라 높낮이, 강약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실력이 붙으면 붙을수록 재미가 더해진다. 내가 잘하면 잘할수록, 게임 속 나도 좀 더 많은 기술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익힌 전술, 컨트롤은 완전히 내 것이 된다. "즐기는 방법 따위가 어디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작에 비해 움직이고 더 사실적으로 바뀌어서 피파에 밀리지 않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덕분에 실제 축구와 같은 상황 연출이 좀 더 용이해졌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AI 부분은 역대 최강이라서 팀마다 전술적으로 차이를 둘 수 있게 되었다. 이모저모 따져봐도 전작보다는 확연히 좋아진 모습이다. 첫인상만으로 는 파악할 수 없는, 여러 부분이 좋아졌다.

 

 

 

■ 선수들의 개성을 살린 점도 인상적

 

이번 위닝 일레븐 역시 라이센스를 사용할 수 있는 팀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정식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팀이나 선수에게는 무척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다.

 

라이선스를 획득한 선수들의 얼굴 모델링은 이번 작품에서도 어느 때보다 비슷하게 표현했다. 얼굴 모델링 뿐 아니라 라이센스를 획득한 선수들의 경우는 특유의 세러모니를 무척 잘 구현했다. 특히 특정 선수의 움직임까지도 그대로 구현한 모습은 매우 놀라웠다. 예를 들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개성 있는 달리기 모션은 피파 시리즈에서도 다른 위닝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줄어드는 라이센스는 위닝 일레븐이 가지는 고민을 그대로 보여준다. 스포츠 게임에서 라이센스는 그 게임을 많은 이들이 구입하게 하는 결정적 요인인데 피파에서 계속 빼앗기는 라이센스로 인해 그 위치가 작아지는 위닝 일레븐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아플 정도다.

 

 


■ 마스터리그의 진화


위닝 일레븐의 주력이자 활로는 역시 마스터리그이다. 팀을 운영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그 위력은 건재하다. 코나미맨에서 시작해서 꾸역꾸역 승리 팀으로 만들어나갈 때는 정말 내가 구단주라도 된 것 마냥 뿌듯해진다. 돈을 악착같이 모으고, 선수를 사고파는 과정은 이미 증명된 것처럼 중독성을 수반하고 있다. 그럴듯한 선수들로 스쿼드를 이루기 시작하면 정말이지 헤어나오기가 힘들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선수육성, 동영상뉴스, 협상 요소들이 중독성을 더 강하게 한다.


이번 위닝 일레븐 2019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 모두 혁신적인 발전은 없었지만, 장점은 그대로 유지한 채, 단점이라고 지적되던 부분을 훌륭하게 보완했다. 전작이 B+정도였다면, 이번에는 열심히 노력해서 A- 정도를 받았다고 할까? 사실 핀치에 몰린 상황에서 한 발 앞으로 나가는 일은, 잘 나갈 때 두세 발짝 앞으로 나가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위기 상황에서 초점을 잃지 않고 조금 더 진화한 위닝 일레븐 2019은 다시 한번 정상을 정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하고 싶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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