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뽕에 취한 '차이나조이', 갈피 못 잡다 끝나

과도기인가? 침체인가?
2019년 08월 05일 19시 53분 30초

글로벌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가 올해도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4일간의 대장정을 마친 2019 차이나조이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신국제박람센터에서 개최됐다.

 

2019 차이나조이는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난해보다 1개 전시관이 줄어든 15개 전시관에서 행사가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개막 직전까지 규모를 정하지 못하고 갈팡필팡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지난해보다 2개 전시관(BTC, BTB 각각 1개 전시관)이 줄어든 14개 전시관에서 진행됐다.

 

 

 

 

개막 직전 차이나조이 측이 게임샷에 전달한 전시관 안내도

 

 

실제 안내도는 지난해보다 2개 전시관이 줄었다

 

또한, 올해는 매년 발전하는 스마트폰 성능 및 5G 시대에 맞춰 차이나조이 측은 CDMA(코드 분할 다중 접속) 기술 1인자인 미국 퀄컴을 모시기 위해 열을 올렸고, 별도의 전용관까지 만들었다. 참고로 퀄컴 전용관은 전시장 입구부터 전용관에 참가한 부스 내부에 퀄컴 전용관을 알리는 현수막 등이 대거 배치돼 차이나조이 측이 퀄컴을 위해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차이나조이가 몇 년 전부터 밀어줬던 애니메이션 콘텐츠 전용관 '코믹&애니메이션 월드 어메이징엑스포(CAWAE, 카와이)' 전용관이 큰 피해를 봤다. 차이나조이 측에서 게임샷에 보낸 공식 자료에 의하면 BTC관에 있던 카와이 전용관이 퀄컴 전용관이 생기면서 폐관했는데, 정작 차이나조이 하루 전날 현지에 방문하니 없어졌던 카와이 전용관이 다시 부활했다.

 

이외로도 신국제박람센터 내부에는 야외 공터가 있고, 매년 이곳에는 게임쇼를 상징하는 거대한 캐릭터 동상이 우뚝 서 있어 관람객을 맞이했다. 하지만 올해는 야외 공터 안에 새로운 전시관을 제작 중이라 지난 몇 년간 차이나조이를 상징했던 거대 동상을 볼 수 없었다.

 

 

전시관 입구부터 특별한 퀄컴 전용관

 

 

퀄컴 전용관 부스에는 전용 현수막이 부착

 

■ 판호 여파로 타격, 그리고 재팬 게임쇼로 바꿔도 될 정도로 일본이 잠식

 

2~3년 전부터 중국 게임 시장에 일본풍 및 일본 IP(지적재산권) 열풍이 불면서 차이나조이도 변화를 꾀했고, 올해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했다.

 

2017 차이나조이 때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 내 일본풍 게임이 성공을 했다고 해도 전시장은 중국 IP와 당시 차세대 트랜드로 떠오른 VR(가상현실) 플랫폼 신작들이 줄을 이뤘으나, 2018 차이나조이부터는 일본 게임쇼라 불러도 될 정도로 일본 유명 IP가 행사장 곳곳에 보였다.

 

특히 올해는 행사장 입구부터 일본 보컬곡에 맞춰 메인 부대에서 춤을 추는 댄서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BTC 메인 전시관이라 할 수 있는 N1~N5관은 일본 게임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와 디엔에이 중국 지사가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또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상하이 부스에는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연출이 들어간 드래곤볼 피규어 전시공간이 있었는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일본에 침략 된 과거가 있어 욱일기에 대한 반감이 큰데도 불구, 실제 현장에서는 이 피규어 전시공간은 크게 논란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현장에 참석한 관람객들 상당수가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상하이 부스에서 주는 전용 에코백을 든 관람객들이 주를 이뤘다.

 

 

디엔에이 부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부스 메인무대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배경이 들어간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상하이 피규어 전시공간

 

반면, 최근 중국은 중국 내 게임을 할 수 있는 내자 판호 발급 수가 줄어들면서 중국 게임 시장이 예년보다 침체했음을 잘 느끼게 해줬다.

 

실제 BTC 부스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 대형 게임사 부스는 더욱 커지고, 그 외 게임사 부스는 규모가 축소되거나 참가한 게임사가 대폭 줄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과거 기자가 촬영한 차이나조이 사진을 보면 그 개수가 4~5천 장가량 됐는데, 올해는 사진이 1,500장 정도만 찍혔다.

 

중국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에 방문한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한국처럼 중국 게임 시장도 예전과 달리 성숙해졌고, 이런 변화로 인해 작은 회사들은 더욱 어려움을, 큰 회사들은 본인들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텐센트와 자이언트, 넷이즈, 세기천성, X.D.(심동)네트워크 등 유명 게임사 부스는 앞서 언급한 내자 판호 발급 수 급감으로 신작 게임이 대폭 줄어들고, 기존 히트작이나 이미 판호를 발급 게임 중심으로 부스를 꾸려 예전만큼 신선함을 느끼기 힘들었다. 여담으로 세기천성 부스는 넥슨 부스라 할 정도로 넥슨 기존 작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밖에 차이나조이가 올해 슬로건으로 내세운 'e스포츠(대규모 리그 등)'와 '라이브 스트리밍(현장에 참가하지 않은 관람객을 위한 방송)'은 중국 시장에서도 워낙 e스포츠 팬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끌었으나, 전반적으로 차이나조이 행사 규모가 줄어들어 예년만큼 큰 반향을 끌지 못했다.

 

 

세기천성 부스는 중국판 넥슨 부스

 

 

그라비티가 국내 정식 출시한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은 X.D.네트워크 부스 메인을 차지

 

■ 여전히 한국은 없는 차이나조이, 그나마 카카오게임즈와 라인게임즈만 체면치레

 

지난 2017년 국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중국은 한국에 경제보복을 한 바 있고, 특히 게임 업계에서는 중국 내 외산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권한인 외자(수입) 판호 발급을 한국 게임만 대상에서 배제돼 한국 게임사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면 차단했다.

 

이로 인해 차이나조이에서는 기존에 판호를 발급받은 한국 게임 및 한국 IP 외에는 행사장에서 볼 수 없어 매년 한국 업체 참가는 줄고 있다.

 

악조건 속에 올해 차이나조이에 참가한 한국 대표 기업으로는 카카오게임즈와 라인게임즈가 있다. 매년 BTB관에 참여하는 카카오게임즈는 올해도 BTB관을 통해 차이나조이에 참여하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입보단 수출에 집중했다.

 

라인게임즈 역시, 중국 시장 상황상 직접적인 중국 진출보단 자사의 기술력을 중국에 알리고, 함께 게임을 개발할 유수의 중국 파트너를 찾기 위해 참가했다.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는 "중국 최대 게임 박람회인 차이나조이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중국 및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고 행사 참가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부스

 

 

라인게임즈 부스

 

 

BTB관 곳곳에 웹젠의 '뮤' IP 게임들이 보였다

 

매년 이슈가 됐던 한국공동관은 올해 불참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한국공동관은 막상 현장에 방문하면 관계자들을 보기 힘들거나, 참가한 관계자들도 부스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외부 미팅이 힘들어 불만이 많았는데, 올해는 한국공동관이 아닌, 신국제박람센터 옆 케리호텔에 '코리아 비즈니스 라운지'를 마련해 한국 게임을 중국에 알렸다.

 

코리아 비즈니스 라운지가 위치한 곳은 일부러 찾으러 가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은 곳에 배치됐고, 회사 간 중요한 얘기가 오가는 자리인데 프라이버시도 존중되지 않게 현장이 꾸려져 과연 정상적인 미팅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들게 했다.

 

타 게임쇼와 달리, 차이나조이는 질적인 측면보단 양적인 측면에서 전 세계 어떠한 게임쇼보다 꿀리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그들의 장점인 양적인 측면에서 부족함을 보여 차이나조이 특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일본풍 및 일본 IP 비중이 더욱 높아져 차이나조이 현장이 중국에 왔는지, 일본에 왔는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이다.

 

올해 게임쇼는 'E3'는 물론, 차이나조이까지 특유의 특색을 잃어버려 실망이 컸는데, 앞으로 열릴 '게임스컴'과 '지스타', 그리고 내년에 개최될 차이나조이까지 각자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줘 이런 실망감을 회복시켜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리아 비즈니스 라운지

 

 

너무 오픈된 공간이라 긴밀한 업무 협약이 가능할지 의구심을 품게 하는 코리아 비즈니스 라운지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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