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픽 수수료 분쟁, 미중무역분쟁 영향받나

애플
2020년 09월 21일 16시 36분 05초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수수료 분쟁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해지면서 격화되고 있다.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분쟁은 지난달 에픽게임즈가 자사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경로를 열면서 시작됐다. 애플은 정책에 어긋난다며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고, 에픽게임즈는 바로 그날 소송을 제기했고, 동시에 '반(反) 애플' 캠페인을 진행해 지지를 호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에픽게임즈의 손을 잡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법원에 제출한 증언에서 애플이 에픽게임즈를 차단한다고 위협하는 것은 MS의 게임 사업은 물론 다른 게임 개발자에게도 타격을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때문이다.

 

애플이 에픽게임즈에 8월 28일부터 모든 에픽게임즈 관련 개발자 계정을 삭제하겠다고 통보했는데, 여기에는 언리얼 엔진 개발과 관련 된 계정 역시 포함된다. 그러므로 새로운 버전의 언리얼 엔진은 iOS에서 테스트 할 수 없게 되며, 더 나아가 앞으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은 iOS에서 구동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애플은 에픽게임즈의 '언리얼엔진'에 대한 지원도 중단하려 했지만 에픽게임즈가 법원으로부터 임시제한명령을 얻어 가까스로 막은 상황이다.

 

또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지난 6월, 유럽과 미국의 규제당국이 애플의 앱스토어 관행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스미스 사장은 애플의 수수료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애플은 MS가 윈도우로 미국에서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유죄를 받았을 때 보다 더 심한 장벽을 만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 9월 8일,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앱 개발자들의 영웅인 척 하지만, 사실은 애플이 제공하는 엄청난 혜택은 누리면서 그 대가는 지불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비난하면서 반소를 제기했다.

 

애플은 포트나이트가 앱스토어에서 등록된 이후 약 6억 달러 이상을 벌었고, 다른 어떤 개발자들보다 애플의 지원과 서비스를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30일 에픽게임즈의 CEO 팀 스위니가 앱스토어의 리뷰 절차 및 수수료 면제를 요구하는 이면 합의문을 보내왔으며, 애플이 이에 응하지 않자 자체 결제 수단을 도입했고, 이에 '포트나이트'를 퇴출하게 됐다고 폭로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애플은 며칠 후, '포트나이트'의 구글 검색 데이터를 근거로 내세우면서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의 인기가 떨어지자 마케팅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에픽게임즈의 CEO 팀 스위니는 "구글 검색 결과가 아니라 에픽게임즈의 실제 이용자 참여 데이터는 애플의 주장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분쟁이 국내에서도 이슈화되기 시작하자 국회에서는 앱마켓 사업자가 인앱결제 방식을 강제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조승래 의원은 지난 8일,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 등 갑질 방지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특정 결제방식 강제, 부당한 앱 심사 지연 및 삭제, 타 앱마켓 등록 방해 등 앱마켓 사업자의 대표적인 갑질 사례로 지적되던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결제와 환불 등 앱마켓 사업자의 이용자 보호 의무도 규정했다.

 

이 와중에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의 폭을 계속 넓혀가고 있다. 화에이, 틱톡에 이어 이번에는 텐센트다. 오늘, 20일부터 미국 기업들이 텐센트와 거래를 못하도록 금지하는 방안이 실시되며,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 역시 미국에서 퇴출된다. 미국인들의 개인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이유에서다.

 

텐센트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위챗'만 미국의 제재에 해당하며 다른 분야의 사업은 영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간접적인 영향이 아예 없을 것이라고는 장담 못한다고 보고 있다. 텐센트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 텐센트가 퍼블리싱하는 게임들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내로라하는 IT, 게임기업들 중 텐센트가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것. '리그 오브 레전드'의 라이엇게임즈, '포트나이트'의 에픽게임즈, '클래시 오브 클랜즈'의 슈퍼셀은 물론 액티비전 블리자드, 유비소프트, 그라인딩기어게임즈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국내 기업 중에서는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네시삼십삼분의 지분 다수를 가지고 있다.

 

특히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경우, 국내를 제외한 해외 퍼블리싱은 텐센트가 도맡아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나 이번 제재 범위에 들게 된다면 미국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물론 구글과 애플이 美 트럼프 행정부의 명령을 순순히 따를지는 불분명하다. 수정헌법 1조 때문에 국민에게 사용하지 말라고 직접 강제할 권한이 없기 때문. 앞서 '틱톡'의 경우 퇴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또 만약에 구글과 애플이 정부의 명령을 이행할 경우 펍지가 텐센트와 합의하에 자체적으로 미국 서비스를 진행할 수도 있다.

 

한편,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분쟁도 이번 '텐센트 제재'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애플은 반소를 제기하면서 에픽게임즈가 중국의 텐센트를 등에 업고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텐센트가 어떻게 에픽게임즈의 소송을 도와주고 있다는 내용은 없어 애플이 미 정부의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노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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