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열 대표, '프로게이머' 편견깨는 열정으로 승부한다

[인터뷰] 나다디지탈 이윤열 대표
2020년 09월 22일 15시 16분 23초

스타크래프트의 '천재 테란'으로 불렸던 이윤열 선수가 게임 개발사 대표로 돌아왔다. 2012년 은퇴 이후 8년만이다.

 

그가 대표로 있는 나다디지탈은 올해 4월 설립 된 신생 스타트업 회사다. 그러나 열정은 여느 중견기업 못지 않다. 소자본으로 대구에 둥지를 튼지 겨우 5개월만에 벌써 첫 게임 '마피아3D'를 시장에 출시했다.

 

'마피아3D'는 오프라인 모임에서 즐겨하는 '마피아 게임'에서 착안한 모바일 게임이다. 8명~10명이 참여해 그 중에 마피아 플레이어를 찾아내야 하는 추리게임으로, 마피아팀과 시민팀 중 심리전을 통해 마피아를 색출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윤열 대표의 게임 개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직접 대표로 회사를 설립하기 전, 엔젤게임즈에서 '프로젝트 랜타디'의 기획부분 총괄과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러다 더 늦기전에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나다디지탈을 설립하게 됐다.

 

그러나 '프로게이머'라는 전직이 그에게는 오히려 양날의 검이 됐다. 프로게이머가 무슨 게임 사업을 하냐는 편견에 부딪혔던 것. "실제로 그런 이유로 (입사를) 거절한 개발자들도 많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더 오기와 열정이 생겼다. 결국 내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다"는 이윤열 대표.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어떻게 나다디지탈을 창업하게 됐는가?

 

엔젤게임즈에서 '프로젝트 랜타디'의 기획 총괄과 마케팅을 담당했다. 비록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하고 싶었는데, 스팀으로만 출시되어 아쉬웠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방향의 게임이 되지 못했던 것 같아 많이 미안했다.

 

3년 동안 '프로젝트 랜타디'를 위해 일하면서 '더 늦기전에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같이 게임을 만들자고 했던 지인들과 엔젤게임즈에서 알게 된 동료들, 서너명이 모여 올해 4월 창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위메이드 프로게이머 시절 알게 된 서수길 대표를 찾아가 조언을 청하기도 했다. 서 대표님은 "질질 끌지 말고 빨리 론칭하라"고 조언하셨고 그래서 첫 게임으로 캐주얼 게임을 선택하게 됐다.

 

참고로 지금 우리 회사에는 14명이 함께 하고 있고, 경력자 비율이 높다. 그래서 더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 게임회사 대표로 변신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자금에 대한 고민이 컸고, 사무실 공간이나 인터넷 회선, 간식 등 디테일 한 일부터 게임 개발을 컨트롤 해야 해서 처음에는 너무 머리가 아팠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출시일정이었다. 날짜를 정하고 스케쥴을 짜는데 그 과정이 녹록치 않았다. 그래도 최근에는 도와주는 직원이 생겨서 다행이다.

 

■ 보통 은퇴한 유명 프로게이머는 개인방송으로 가는게 일반적인데, 게임 개발자로 이직 후 창업을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사실 나도 개인방송을 한 6년 가까이 했는데, 올드 프로게이머들이 설 자리가 쉽지 않다. 보는 사람들은 '프로게이머니까' 다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결국에는 주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다른 게임에 대한 도전도 쉽지 않았다.

 

■ 첫 게임, '마피아3D'는 어떤 게임인가?

 

창업을 결심했을 때 부터 만들고 싶었던 게임이 있었다. 하나는 랜타디 모바일과 다른 하나는 마피아게임을 모바일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게임은 과거의 놀이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이 꾸준하게 큰 인기를 얻는 것 처럼 말이다.

 

마피아게임을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을 살펴보니 2D로 된 게임밖에 없었기 때문에 3D로 차별화를 주고 싶었고, 일부러 밝은 분위기를 추구했다. '내 아이들도 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총쏘는 장면도 없다.

 


 

■ 우연찮게도 최근 같은 장르의 해외 캐주얼 게임 '어몽어스'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기회일까? 도전일까?

 

'어몽어스'는 나도 해봤다. 그러면서 '어몽어스'나 '랜덤다이스' 같은 게임들이 앞으로 큰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RPG나 주요장르의 게임만 쏟아져나오는 것에 지친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어몽어스'는 내가 추구하는 마피아게임과는 달랐다. 마피아게임이 갖는 오묘한 긴장감은 잘 구현했지만, '마피아게임'이라기보다는 다른 장르의 게임 같았다. 그런 점에서 '마피아3D'는 '제2의 어몽어스'가 아닌 '제1의 오리지널 3D 마피아게임'으로 불려지고 싶다.

 

■ '마피아3D'로 목표하고 있는 성과는?

 

11월 업데이트 이후, 즉 11월 말에 구글 매출 순위로 TOP100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때 딱 한 번 TOP100 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 때 부터 꾸준히, 2~3년 동안은 쭉 TOP100 차트에 있는 게임이 되고 싶다.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가 목표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할 계획이다.


■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내년 3월에 대만, 6월에는 북미/유럽 시장에 진출 할 계획이다. 일단 국내 론칭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 '마피아3D'의 출시를 앞두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 인터뷰는 출시 전 진행되었다)

 

매칭게임이다 보니 이용자가 적을까봐 걱정이다. 그래서 마케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예산이 많지 않아 SNS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려 한다. 또 유튜브, 트위치 같은 개인방송이나 지인 찬스도 많이 쓰려한다. 일단 힘 닿는데까지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 기회가 되어 차기작을 만든다면 어떤 게임을 계획 중인가?

 

디펜스 게임은 물론,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AR 마법 게임을 준비 중이다. 또 고전 PC MMORPG도 인수해서 모바일 버전으로 낼 생각이다. '마피아3D'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어야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그래도 차기작은 열심히 준비 중이다.

 

■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2022년 말까지 서비스 하는 게임이 4가지 이상 되는 것이 목표고, 그 게임들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게임 개발사'를 넘어 N4가 되는 것이 목표다.


■ 롤모델로 테슬라의 일론머스크를 뽑았는데.

 

'스페이스 엑스' 같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너무 경이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결과물로 보여준 것까지 너무 멋있다.


■ 국내인물 중 롤모델을 꼽는다면?

 

모든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존경한다.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스타트업을 일구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겪어보니 더욱 여실히 느껴졌다.


■ 게임샷이 올해로 창간 20주년이 되었다. 덕담 부탁드린다.

 

게임산업의 역사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게임 전문지들이 e스포츠와 게임산업이 이렇게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해주신 것 같고 그 중에 게임샷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더욱 글로벌하게 성공하길 기원한다.​ ​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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