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여가부, 잘못된 만남 또?

여가부 주최 '치유캠프'에 집단감염 발생
2021년 07월 30일 18시 07분 36초

여성가족부가 '게임 과몰입'과 관련한 논란에 연달아 휩싸였다. 여성가족부가 주도한 '셧다운제'에 이어 이번에 개최한 '인터넷-스마트폰 치유캠프'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다.

 

여가부와 충북청소년종합진흥원이 지난 24일부터 11박 12일 일정으로 치유캠프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캠프에는 충북도내 중고등학생 15명과 멘토로 참여한 대학생 10명, 운영팀 4명 등 총 29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지난 28일 대학생 대학생 1명이 대전시 확진자의 접촉자라는 사실이 통보되면서 참가자 전원이 검체검사를 받은 결과 참가 학생 4명과 멘토 대학생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

 

방역당국은 해당 캠프 운영을 중단했으며, 음성 판정을 받은 다른 참여자 21명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장기간의 합숙 캠프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여가부는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중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생들의 인터넷·스마트폰 의존도가 심화해 부득이하게 캠프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캠프 시작 전 PCR검사도 하는 등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에 힘썼다"고 말했다. 또 "캠프가 시작됐을 당시에는 2단계였고, 캠프 도중 3단계로 격상됐다."며 "방역수칙 위반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인터넷·스마트폰 치유캠프'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인별 과의존 정도를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개인·집단상담, 체험활동 등 맞춤형 치유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번 일이 일어나면서 여가부는 향후 8월 예정된 8개의 캠프에 대해서는 일정을 취소한 상태다. 

 


 

여가부는 '게임 과몰입'에 많은 힘을 쏟아 왔다. 10년 전 실시하게 된 '강제적 셧다운제' 역시 여가부 주도하에 이뤄졌다.

 

당시 게임업계는 물론 청소년 인권 단체 등으로부터 '개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항의를 받았지만, 여가부는 '수면권 보장'이라는 명분하에 강제적 셧다운제를 주도했다. 그러나 정작 셧다운제 실시 이후 진행 된 연구 조사에서는 '셧다운제가 수면권을 전혀 보장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에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으나 여가부는 '학부모들이 반대한다'며 논의 자체를 거부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달 초, 초등학생들의 국민 게임이라 일컬어지는 '마인크래프트'가 오는 12월부터 셧다운제를 이유로 성인 대상 게임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셧다운제 폐지'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마인크래프트 성인 게임화를 막아주세요'라는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마인크래프트는 이미 다양한 분야의 입문서이자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마인크래프트의 교육적 가치를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다"며 "셧다운제는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실효성 없이 미성년 게이머의 권리와 관련 산업을 위축시키며, 한국 시장의 갈라파고스화만 초래하는, 행정 편의적 규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참고로 이 청원은 지금까지 12만 3000명 이상이 동의를 한 상태다.

 


 

여기에 정치인들도 셧다운제 폐지에 힘을 싣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과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셧다운제 폐지를 골자로 한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발의했으며,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부모 등 친권자가 요청하면 청소년이 자정을 넘겨도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셧다운제 완화법'을 대표 발의했다.

 

또 국민의힘 대선주자 김태호 의원은 '게임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공약한 상태고,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청소년 보호법'에 포함 된 '강제적 셧다운제'의 폐지를 뒷받침하기 위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21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게임의 글로벌화, 이용기기의 다양화 등 모든 주변 환경이 셧다운제를 부정하고 있는데 아무런 성과도 없었음에도 규제 당국만 고집부리는 건 옳지 못하다”며 “마구잡이로 게임을 못하게 막기보다는 게임 속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배울 수 있을 지를 열린 자세로서 지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전했다.

 

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개인SNS를 통해 “게임 말고 여성가족부가 셧다운 돼야 한다”면서 “여가부의 존재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게임은 문체부와 방통위 소관으로 넘기고, 여가부가 일으킨 엄청난 사회적 갈등은 대통령 직속 젠더갈등해소위원회를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좌측부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강훈식 의원, 조승래 의원

 

국회의원은 물론 국민의 비판 여론이 드세지자 여가부도 드디어 셧다운제 폐지를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오늘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자체규제개혁위원회 회의를 열고 셧다운제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첫 회의를 진행한 것. 이번 회의에서는 김경선 차관과 게임산업협회,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 유홍식 중앙대 교수와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가 참석해 셧다운제 완화 방안을 검토했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은 "이번 자체규제개혁위원회 회의에서 게임 셧다운제 개선과 게임 과몰입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논의되어, 궁극적으로 셧다운제 개선 입법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과도한 규제로 지적될 수 있는 제도는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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