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잔혹한 세계관, 로그라이크던전 RPG '보이드 테라리움'

인류 최후의 소녀를 돌보는 두 기계
2021년 08월 01일 00시 28분 46초

니폰이치소프트웨어가 개발한 PS4/닌텐도 스위치 전용 소프트웨어 '보이드 테라리움(void tRrLM();)'이 지난 29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정식으로 발매됐다.

 

보이드 테라리움은 균류에 오염된 황폐한 세계를 무대로 한 게임으로, 인류 최후의 소녀 토리코와 돌보미 로봇이 등장해 이야기를 자아내는 던전 RPG이다. 이미 오염될대로 오염된 세계에서는 살 수 없는 토리코를 위해 플레이어가 돌보미 로봇이 되어 그녀가 유일하게 생활할 수 있는 테라리움의 환경을 구축해나간다는 것이 게임의 주된 스토리다. 작중에는 로제와 황혼의 고성, htoL#NiQ의 후루야 디렉터가 선사하는 아름답고도 잔혹한 세계를 표현되어 있다.

 

보이드 테라리움은 한국어와 중국어 번체 자막을 지원하며 54,800원에 PS4와 닌텐도 스위치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로봇과 AI, 인류 최후의 소녀

 

보이드 테라리움의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는 많지 않다. 플레이어의 분신이기도 한 돌보미 로봇과 작품의 무대가 되는 지하세계의 관리 AI, 그리고 돌봄의 대상이자 두 기계가 애지중지하게 되는 인류 최후의 소녀 토리코까지 세 명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게다가 모든 캐릭터의 대사를 전달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목표에 대해 언급하는 역할들은 모두 AI가 가져갔다. 정황상 AI와 돌보미 로봇은 의사소통을 하는 것 같지만 막상 플레이어는 돌보미 로봇의 대사를 볼 수는 없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하면 초반부터 알 수 있는 진실이긴 하지만 작품의 무대인 지하세계는 과거의 인간들이 만들어 낸 자기 증식하는 기계 기술과 지하 셸터 건축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변화하며 확장되는 일종의 셸터다. 이렇게 대단한 기술적 성과를 이룩한 인간들은 역시 초반부에 언급되는 모종의 이유로 이미 멸망한 상황이다. 이 설정과 맞물려 보이드 테라리움의 전투 파트는 로그라이크의 특징을 띈다.

 

지상은 이미 포자 균류의 확산으로 치명적인 상태가 되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었기에 지하로 들어온 인류가 사라지면서 이 셸터를 관리하던 AI 역시 외톨이가 되어 오랜만에 만나게 된 지적 존재인 돌보미 로봇을 반기고 로봇이 발견한 인류 최후의 소녀를 함께 돌봐주기로 결심하는 것이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이다.

 


 

 

 

■ 로그라이크식 던전과 테라리움

 

AI와 돌보미 로봇이 토리코를 키우기로 결심하기는 했는데, 막상 이 두 로봇은 어린 인간 소녀에 대한 정보도 너무 적고 바깥의 환경은 위험하니 일단 배고플 때 식사를 챙겨주거나 그녀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작은 테라리움을 만들어가기로 한다. 처음에는 토리코가 너무나도 나쁜 건강 상태로 인해 투여할 약의 재료를 구하러 떠나거나 음식을 구해 그녀에게 먹이다 오염도로 인해 다시 크게 앓아눕는 등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는다.

 

당연히 움직일 수 없는 AI와 가혹한 환경에서 잠시라도 살아남기 힘든 토리코 대신 돌보미 로봇이 솔선수범해 드넓고 위험한 지하 셸터를 돌아다녀야 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지하 셸터의 구역들은 로그라이크 장르의 던전 시스템처럼 매번 구조가 변경되고, 토리코가 생활하는 테라리움의 조성에 필요한 특수 재료를 얻을 수 있는 각각의 구역으로 떠나 해당 특수 재료를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메인 컨텐츠다. 여기에, 토리코가 질병에 걸려 아픈 상태가 되면 일시적으로 개방되는 구역 등 모든 구역은 해당 구역의 컨셉에 맞는 적들이 등장하며 이 적들의 구성에 따라 서로 난이도도 조금씩 다르다. 물론 동일한 형태의 적이 등장하는 경우에도 그 적이 몇 층에서 등장하느냐에 따라 강함의 정도가 다르기도 하다.

 


 

 

 

구역에 진입할 때마다 돌보미 로봇은 1레벨에서 탐험을 시작한다. 적들을 쓰러뜨리면서 경험치를 얻고 레벨이 오를 때 무작위로 표시되는 두 가지 스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점점 강해지면서 고층으로 향할 수 있게 된다. 매번 1레벨부터 시작하는 것은 솔직히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플레이어가 각 구역에 탐험을 나가있는 동안에도 마치 다마고치 같은 기능을 가진 오세워치를 통해 토리코의 상황이 피드백되기 때문에 초반엔 언제나 목적을 달성하기 전에 귀환한다는 선택지를 상정해야 한다. 그나마 돌아가야만 하는 만복도 문제 외 청결 문제는 구역에 나온 사이에도 일정량의 에너지를 소모해 원격으로 테라리움 청소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구역에서 테라리움으로 돌아오는 방법은 귀환을 선택해 자폭하거나, 적에게 맞아죽거나, 구역의 끝에 도달해 폭사하는 것뿐이다.

 

돌보미 로봇은 구역 탐험에서 HP 외에도 에너지 수치를 신경써야 한다. 에너지 수치는 액티브 스킬을 발동하거나 단순히 이동 및 전투 등의 기초 행동을 통해서도 서서히 소모되기에 구역 탐험으로 얻을 수 있는 회복 아이템을 적절히 확보하고 사용해야 가능한 많은 부분을 탐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탐험을 통해 얻은 아이템들은 보관고에 저장할 수 있는 식량을 제외하면 모두 탐험이 끝난 시점에서 유형에 따라 네 가지 자원으로 환원된다. 이 자원과 귀환해도 사라지지 않는 일부 특수 재료들을 활용해 토리코의 테라리움을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고, 돌보미 로봇이 전투와 탐험에서 더욱 편리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등을 제작할 수도 있다. 처음 제작물을 만들었을 때는 각종 조합 보너스를 받을 수 있어 이를 통해 돌보미 로봇의 가방 용량이나 기초 능력들, 토리코의 만복도 같은 부분들이 개선된다.

 


 


 

 

 

■ 잔잔한 동고동락, 생각보다 즐거운 던전

 

보이드 테라리움에서 가장 말이 많은 것은 AI다. 그 외 토리코나 돌보미 로봇은 직접적인 대사를 출력해주지 않아 뭔가 상당히 잔잔하고 편안한 느낌의 관계가 형성된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이 셋의 관계도가 제법 좋은 조합을 이룬다. 물론 테라리움 바깥 세상의 가혹한 환경이나 조금만 소홀해도 위험할 수 있는 토리코의 상태 등의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지만 말이다. 단순한 구성이지만 이들의 동거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게임을 진행하면서 궁금증을 유발해 계속해서 게임 패드를 붙들고 있게 만든다.

 

조합을 통한 테라리움과 돌보미 로봇의 개선만큼 핵심요소라고 부를 수 있는 던전 컨텐츠도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다. 여타 로그라이크 장르 게임들의 던전보다는 조건이 좋은 편이기도 하지만 레벨업마다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티어와 효과를 가진 스킬 선택지로 인한 조합 고민, 아이템을 얻지 않으면 사실상 미리 대비하기 힘든 전통적 함정과 달갑지 않은 깜짝 파티 몬스터하우스 이벤트, 위험한 순간에도 적의 사망 특성이나 지형적 이점을 적극 활용해 기지를 발휘하면 해볼만한 상황이 되는 전투 등 던전 컨텐츠들도 제법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었다.

 

로그라이크 형식의 던전 컨텐츠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설정을 선호하는 게이머에게는 꽤 플레이할만한 신작이 될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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