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게임 셧다운제'

국무조정실, 게임 셧다운제 개선 발표
2021년 10월 27일 16시 50분 15초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 된 지 약 10년 만에 '게임 셧다운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국무조정실은 대한상공회의소와 26일 '규제챌린지 민관 합동회의'를 열고 그 동안 과도하다고 지적되어 왔던 규제들 중 '게임 셧다운제'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게임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인터넷 PC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규제다. 당시 여성가족부의 주도로 학부모단체와 기독교단체 등이 참여해 '게임에 빠진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이유하에 시행됐다.

 


 

그러나 2011년 입법과정부터 실효성 논란과 함께 청소년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불합리한 규제라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특히 도입 이후 데이터를 살펴봤을 때 '무용지물'이라는게 일반적인 지론이며, 게임 산업 자체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의 대세였던 PC 온라인 게임에 셧다운제가 적용 된 후 모바일 게임 산업이 크게 성장했으며, PC 온라인 게임들은 아예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방향을 틀게 됐다. 일례로 넷마블에서 서비스했던 MMORPG '리프트'의 경우, 당초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신청했으나 게임위로부터 15세 이용가 등급을 받아 '난감하다'는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콘솔 게임기 브랜드인 플레이스테이션 및 엑스박스를 판매 및 서비스하는 SIEK, 한국MS는 셧다운제 도입 이후 청소년의 네트워크 서비스 이용을 전면 차단했다. XBOX LIVE는 만 20세 이하, PSN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접속이 불가능하다.

 

또 2012년 10월 한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는 국제 대회 진행 중 셧다운제 때문에 경기를 포기, 해외에서도 큰 논란이 일었다. 또 그해 12월에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선거 벽보를 '셧다운제를 유지할 것 같아서'라는 이유로 훼손한 청소년들이 붙잡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셧다운제 폐지'의 희망이 보인 것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불합리한 게임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뜻을 밝힌 바 있고 여야 국회의원도 함께 ‘대한민국게임포럼’을 출범시키는 등 게임산업 진흥과 발전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2017년 4월 열린 대선후보 초청포럼에서 게임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표한 문재인 대통령 

 

그러다 올해들어 '셧다운제 폐지'가 급물살을 타게된다.

 

올해 초 국민의힘 당대표로 이준석 의원이 당선 된 이후 '젊은 세대'를 향한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셧다운제 폐지'로 이어졌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조승래 의원, 강훈식 의원,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 등은 '셧다운제 폐지' 또는 '완화'를 골자로한 법안을 속속 발의했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국무총리 등이 나서서 게임을 통한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쩍않던 여성가족부가 움직이게 된 계기는 '마인크래프트'였다.

 

지난 7월 초, 게임은 물론 애니메이션까지 초등학생들의 문화로 확고히 자리잡은 '마인크래프트'가 셧다운제로 인해 12월부터 '성인 게임'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인크래프트 이용자들 사이에서, 또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셧다운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일어났다.

 

마인크래프트는 작년 어린이날 청와대에서도 활용할 정도로 대표적인 '국민 초등 게임'이다. 그러나 셧다운제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접속하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성토하였고, 가장 대표적인 청원인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마인크래프트 성인 게임화를 막아주세요'에는 12만 3910명이 동의를 표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얻었다.

 


 

이러한 상황에따라 여성가족부도 더 이상은 '강제적 셧다운제'를 고수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및 청와대 전체회의에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체부와 여가부) 부처 간에 이번 주까지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과몰입 예방조치를 붙이면서, 시간선택제로 하여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검토를 마쳤다"고 밝힌 것.

 

이어 25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교육부, 문체부, 여가부) 합동으로 마련한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에는 심야시간대 16세 미만 청소년 대상 인터넷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자율적 방식의 '게임시간 선택제'로 청소년 게임 시간 제한제도를 일원화하는 동시에 청소년과 보호자, 교사 등에게 게임이해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어제인 26일, 국무조정실을 통해 해당 방안이 확실 시 된 것이다. 참고로 현재 발의 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은 국회 입법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그동안 실효 부족, 청소년 권리 침해, 산업 경쟁력 약화 등 수많은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옥죄어 왔다"며 "협회와 회원사는 국내 대표 ‘갈라파고스’ 규제인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환영하며, 관련 법안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게임 내 자녀보호 기능 시스템 등을 널리 알리고 선제적으로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문화와 산업의 영역에서 게임을 바로 알리고 게임 인식 개선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셧다운제와 관련,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현재 상황 (화면 캡처=의안정보시스템)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우쭈쭈♡ / 2,637,771 [10.27-09:42]

청산 되는데, 10년이나 걸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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