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VS 한화생명e스포츠, 또 다시 이변은 발생할까

2라운드 마지막 경기
2023년 03월 26일 11시 40분 22초

kt롤스터가 5세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아쉽게 패하며 패자조로 발길을 돌렸다. 심지어 마지막 5세트에서 제법 큰 차이를 뒤집히며 역전패 한 탓에 결과에 상당한 아쉬움이 남을 듯싶은데, 이번 플레이오프는 생각보다 뻔한 스토리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는 즐거움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상 90% 이상 kt롤스터의 승리가 확실시되던 세트였다

 

T1은 가까스로 패자조 행은 면했으나 사실 상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정규 시즌과 달리 구사일생으로 kt롤스터에게 승리하면서 최강의 팀이라는 면모도 어느 정도 희석된 듯 보인다. 이 정도 전력 차이라면 T1이 아닌 다른 팀들도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리브 샌드박스전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진행된 플레이오프 경기들이 모두 의외의 결과들을 내 놓고 있는 만큼 금일 진행될 젠지 대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기에 더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경기 역시 한화생명e스포츠가 승리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아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과연 두 팀 중 승자조로 향할 팀은 어느 팀이 될까. 모든 것은 오늘 오후 3시에 진행되는 경기를 통해 결정된다.  

 

- 라인 별 비교

 

도란과 킹겐. 정규 시즌이라면 비교 자체도 민망한 두 선수지만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고 킹겐의 빅게임 본능이 살아나면서 탑에서는 나름 박빙의 승부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정규 시즌 내내 보여준 모습으로는 도란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큰 경기에 강한 킹겐 답게 지난 디플러스 기아전을 통해 부활의 조짐을 보였고, 이번 젠지전에서는 더욱 더 강력한 모습을 선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22 롤드컵 파엠을 받을 때 정도의 실력은 아니겠지만 일단 기세가 올랐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어쨌든 현재 킹겐의 상태 파악이 불가능해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현재 각성한 상태가 맞다면 킹겐 쪽에, 그렇지 않다면 도란 쪽에 무게가 실린다. 

 


‘빅게임 가이’ 킹겐이 롤드컵 파이널 MVP의 위용을 다시금 보여 줄 것인가

 

정글은 피넛이 앞선다. 클리드의 경우 분위기를 타면 상당히 좋은 플레이를 선 보이는 선수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도 무리한 플레이로 실수가 잦은 편이다. 피넛은 안정적인 플레이가 일품인 선수이고, 일명 ‘뇌지컬’이 좋다. 

 

다만 바뀐 메타로 인해 이제는 어설픈 갱킹보다 풀캠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이 됐다. 이러한 변수가 선수들에게 어떻게 적용될 지가 미지수다.  

 

미드는 한바탕 대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쵸비와 제카, 작년 롤드컵에서 최고의 세체미를 경쟁하던 두 명의 선수가 중요한 경기에서 다시 맞붙는다. 롤드컵에서는 제카의 판정승으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 적어도 정규 시즌에서는 쵸비가 보다 나은 경기력을 선 보였다. 

 

하지만 지난 디플러스 기아전에서 보여준 제카의 모습은 22시즌 롤드컵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강렬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어느 선수가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양 팀의 상체는 현재로서 거의 비슷하거나 젠지가 한 발자국 정도 앞서 있는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 만약 킹겐과 제카가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다시금 보여준다면 오히려 한화생명e스포츠 쪽이 더 강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두 발자국 이상 젠지가 앞서 있는 형국이 될 것 같다. 

 

바텀 라인은 일단 바이퍼의 한화생명e스포츠가 유리한 상황으로 보인다. 페이즈가 신인 치고는 지금까지 나쁘지 않은 활약을 해 왔지만 페이즈와 바이퍼는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정규 시즌에서 젠지에게 고전한 것도 모든 라인이 밀리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일 뿐이지 만약 비슷한 흐름으로 갔다면 충분히 페이즈 이상의 활약을 했을 것이다. 

 

특히나 페이즈는 신인이라는 한계성이 있다.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하더라도 정규 시즌 경기와 플레이오프의 경기는 비중이 다를 수밖에 없고 신인의 입장에서는 100% 실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양 팀의 서포터들이 큰 존재감을 보이는 선수들은 아니다 보니 바텀 라인은 원딜러들의 순수 경합이 될 확률이 높다. 특히나 메타가 변화되면서 정글러의 바텀 개입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우위는 바이퍼에게 올 수밖에 없다.   

 

- 양 팀 전력 분석

 

지난 1라운드 디플러스 기아전과 어제 진행된 T1전을 보면 사실 상 이번 플레이오프는 정규 시즌 순위가 그다지 의미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팀 간 전적은 더더욱 그렇다. 

 

매 세트 전혀 다른 양상이 나오기도 하고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이를 뒤집고 승리하는 장면도 연출되고 있다(디플러스 기아전 3세트 및 T1전 5세트 등). 

 

일반적으로 전력 차이가 어느 정도 되는 상황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보통 전력 상 차이가 크지 않은 팀 간의 경기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장면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이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들 간의 격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듯 보이며, 이러한 상황에는 단기전이라는 특성과 메타의 변화가 많은 변화를 만들고 있는 듯하다.

 


방심하면 그냥 끝이다

 

실제로 5세트 실수가 없었다면 무난하게 kt롤스터가 T1을 꺾고 승자조 3라운드에 진출했을 것이고, 한화생명e스포츠도 디플러스 기아에게 승리하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는 젠지에게도 해당된다. 정규 시즌에서 모두 승리했고 등수가 더 높았다고 해서 플레이오프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어졌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전력은 사실 상 현재로서는 측정이 불가능하다. 제카는 그래도 자신의 몫을 해 줄 선수이기에 상관이 없지만 킹겐과 클리드는 디플러스 기아전에서 보여준 모습이 현재의 폼인지, 일시적인 것인지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디플러스 기아전의 폼이 이번 경기에 그대로 이어진다면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리 확률도 많이 올라간다. 이 경우 두 팀 중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50대 50의 경기가 펼쳐질 확률이 높다.

 


 

킹겐과 제카, 그리고 바이퍼는 롤드컵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다. 반면 젠지는 롤드컵 우승 경험자가 없다. 단순한 리그 우승이 아니다. 가장 높은 자리를 맛본 선수가 세 명이나 존재한다.

 

이 부분은 생각보다 큰 차이가 존재하는데, 어떤 스포츠 종목이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서 본 이들은 분명 많은 면에서 대단한 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그것이 강인한 정신력이 되었든, 아니면 승부의 신의 총애를 받는 것이든,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있든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 

 

그만큼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평범한 이들이 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한화생명e스포츠를 ‘체급의 한화생명’ 이라고 부르는 것이 괜한 말이 아니다. 세 명의 롤드컵 위너, 심지어 가장 최근인 21 및 22시즌 우승자이고 킹겐은 파이널 MVP 출신이다. 

 

특히나 일명 ‘버스 타고’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아니라 세 선수 모두 두 손가락 안에 드는 활약으로 우승을 일궈낸 선수들이기에 더더욱 무섭다. 많은 이들이 플레이오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다크호스로 평가하는 것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자 그럼 이러한 부분을 반영해 이야기를 계속 해 보자. 플레이오프 직전 기준으로 분명 젠지는 한화생명e스포츠보다 좋은 팀이었다. 물론 엄청난 차이는 아니었다. 대략 한 티어 정도 앞서 있는 그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런데 다전제의 플레이오프는 변수가 있다. 선수들 중에서는 큰 경기에 강한 선수들이 있기 마련인데, 한화생명e스포츠에는 그런 선수가 무려 세 명이나 있다. 

 

물론 리그 우승 경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위 팀 선수들 중 우승 경력이 없는 선수들이 얼마나 되는가. 심지어 클리드도 리그 우승 경력은 있다. 리그나 롤드컵 우승 경력자들을 꼽아 봐도 젠지는 3명, 한화생명e스포츠는 4명으로 앞선다. 

 

여기에 젠지에는 신인 선수까지 있다. 바이퍼는 그렇다고 쳐도 킹겐과 제카는 22시즌 가장 밑바닥에서 시작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이기도 하다. 이들의 멘탈은 이미 해탈의 경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어쨌든 이러한 롤드컵 위너가 많다는 점은 한화생명e스포츠에게는 분명 플러스적인 요소다. 반대로 신인이 속해 있는 젠지는 마이너스 요소를 가진 것과 같다. 

 

여기에 메타가 변화하면서 그 혜택을 한화생명e스포츠가 가장 많이 받게 됐다. 물론 젠지 역시 한화생명e스포츠처럼 후반 지향적인 플레이를 많이 하기에 변화된 메타가 팀에 플러스가 되기는 하나 한화생명e스포츠 만큼은 아니다. 최고의 중 후반 원딜러 바이퍼와 제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그 사이 한화생명e스포츠의 전력이 소폭 상승했다. 젠지는 아직 경기를 해 보지 않은 만큼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지만 만약 정규 시즌과 비슷한 상태라면 이 또한 한화생명e스포츠에 플러스적인 요소가 된다. 

 

이를 종합해 보면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부는 박빙이 예상된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전력 면에서는 분명 젠지가 우위를 가지고 있으나 그 외의 부분에서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앞서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생명e스포츠의 플러스 요인은 매우 추상적이다. 이것이 실제 경기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하는가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젠지가 일방적으로 완승하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고, 반대로 한화생명e스포츠가 완승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는 말이다.  

 

- 경기 예상

 

두 팀의 경기는 사실 상 미드에서 승부의 향방이 가려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쵸비와 제카 모두 서로 잘 하는 챔프들이 많이 겹치는 편이며, 최근 각광받고 있는 AD챔프 역시 능숙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쵸비가 깨어난다면 상황은 또 다시 변화한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초반 라인전이 약해 경기가 중반으로 넘어갈 때 상대에 비해 2,3천 정도는 항상 깔고 가는 팀이다. 이 말은 초 중반 비슷하게만 가도 후반에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유리하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디플러스 기아전에서는 이러한 라인전 열세를 교전 등으로 상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것이 잘 맞았다. 다만 이것이 젠지에게도 통할지는 의문이다. 

 

젠지는 분명 디플러스 기아전을 복기하면서 다양한 해법들을 찾았을 것이고, 한화생명e스포츠는 보다 새로운 밴픽과 전략을 연구했을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머리 싸움에서 어느 팀이 웃을 수 있을 지가 매우 중요하다. 생각보다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젠지로서는 결코 방심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 됐다. 이미 디플러스 기아와 T1이 선례를 보여 주었고, 어느덧 바람의 방향도 바뀌었다. 첫 세트를 압도하며 승리한다고 해서 다음 세트에도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사실 상 어느 팀이 승리할 지는 주사위를 던지는 것과 같은 느낌인데, 겉 보기에는 젠지가 상당히 유리한 경기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결국 이 경기는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승리와 풀세트 접전의 가능성이 모두 존재하기에 분석이 어렵지만 최대한 주어진 요소들을 종합해 객관적인 관점으로 생각한다면 55대 45 정도로 젠지의 승리가 예상된다. 배팅 사이트 등에서 나온 양 팀의 확률은 무시해도 좋을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느낌 상으로는 3대 1 스코어로 한화생명e스포츠가 승리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러한 만큼이나 결과가 심히 궁금해진다. 어쨌든 평범한 결과는 나오지 않을 듯하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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