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인디크래프트, 미래 가상게임쇼의 길잡이가 되다

2020 인디크래프트 체험기
2020년 07월 24일 09시 38분 23초

타이페이 게임쇼부터 E3, GDC, 도쿄 게임쇼, PlayX4 등 국내외 내노라 하는 게임쇼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여파로 줄줄이 연기 또는 취소 된 가운데, ‘2020 인디크래프트’가 ‘온라인 가상 게임 쇼’로 그 막을 올렸다.

 

올해로 2회차를 맞는 ‘2020 인디크래프트’는 성남시가 주최하고 성남산업진흥원과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인디게임 전시회이다. 2019년에는 판교역 지하에서 수많은 업계 참관객들과 함께 성황리에 진행된 바 있다.

 

2020 인디크래프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에서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 받아 설치 후, 회원 등록하여 접속하면 된다. 클라이언트는 미국 회사 엑솔라의 게임 ‘유어월드’를 전시회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된 것을 사용하고 있다보니 런처 실행 후 다운로드 받는 데이터는 약 30GB에 달한다.

 


 

언리얼 엔진 4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권장 사양도 높은 편이다. 런처에서 ‘옵션’ 메뉴를 선택했더니 8GB의 데이터를 다운받은 후 묵묵부답이다. 낮은 사양의 PC에서 접속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듯하다.

 

서버 역할을 하는 6개의 세계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접속하게 되면 마치 MMORPG처럼 다른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월드가 펼쳐진다. 곳곳에 떠있는 풍선과 형형색색의 부스들이 야외에서 벌어지는 축제를 테마로 삼은 듯하다. 

 

접속한 세계에 따라 각 부스에서 재생되는 영상이나 이미지가 달라진다. 부스의 외형이나 배치가 달라지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공간에 왔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다. 한 세계의 최대 접속자가 600명으로 한정되어 있고 월드의 크기에 제한이 있다 보니 선택한 방식인 듯하다.

 


 

각 월드에는 B2B 기간동안 스피킹 세션이 진행되는 커다란 천막을 중심으로 여러 부스들이 배치되어 있다. 스피킹 세션의 영상은 녹화된 영상이 재생되는 형식이라 다시 보기가 가능하지만, 질문을 하는 등, 발표자와의 의사 소통은 불가능하다. 

 

각 부스들에는 인디크래프트에 출전하는 인디 게임과 플랫폼들의 홍보 영상이 재생된다. INFO 버튼에 다가가 참가 부스의 세부 정보를 볼 수 있고, 옆에 세워진 QR코드를 촬영하여 웹 사이트로 곧바로 접속이 가능하다. 다만 게임을 게임쇼 내에서 바로 플레이 해볼 수 없고, 개발사가 제공하는 외부 링크를 통해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이 아쉽다.

 

여타 게임들처럼 WASD를 눌러 아바타를 이동하고, 엔터를 눌러 채팅을 입력하거나 마이크를 이용하여 주변 사람들과 음성 채팅이 가능하다. 문제는 해외에서 개발한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다 보니 채팅에 입력한 한글이 정상적으로 출력되지 않는다. 마이크가 없다면 정상적인 의사소통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그러다 보니 부스 관계자가 다가와 이벤트나 설문 참가를 제안해도 관람객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안쓰러운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아바타 외형 커스터마이징이 불가능하고, 유저별로 외형이 동기화되지 않아 컴퓨터마다 보여지는 아바타의 외형이 다 다르다 보니, 부스 관계자와 참관객을 구별하기도 어렵다.

 

호기심에 접속했다가 의사소통의 장벽에 막혀 로그아웃 하는 유저들이 태반이다 보니 월드는 굉장히 썰렁한 느낌이다. 거기에 부스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일정 거리 내로 접근해야 하다 보니 월드에는 축제의 떠들썩한 현장감보다는 어색한 적막함이 감돈다. 

 


 

월드에서 유저가 참여할 수 있는 활동으로는 미니게임인 고-카트 레이싱이 유일하다. 다른 유저와 함께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월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트랙을 도는 딱 그 정도인지라 딱히 재미를 찾기는 어렵다.

 

온라인 가상 게임쇼로 현 코로나 19 사태를 극복해 보겠다는 도전은 가상하지만, 솔직히 이 정도는 플랫폼의 한계 때문이라기 보다는 성의의 문제라는 느낌이다. 아무리 해외 클라이언트를 지원받았다지만, 모든 아바타들이 이질적인 서양인의 외형을 가지고 있고, 한글 채팅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점은 가히 치명적이다. 

 


 

금요일인 24일부터 B2C 기간이 시작되지만, 큰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온라인으로 진행될 전시회들이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에 2020 인디크래프트를 주관한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과 ​게임쇼 안에서 ​만나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어떻게 가상으로 게임쇼를 할 생각을 했는가? 

남들과 좀 다른 색다른 게임쇼를 생각을 하다가 알게 되었고 엑솔라 한국지사장님께서 선뜻 지원을 해주겠다는 말씀을 주셔서 진행하게 됐다.

 

Q. ​준비하면서 여러 난관들이 있었을것 같은데?  

 오프라인 행사보다 훨씬 많은 신경을 써야하고 실제적으로 인력 투입도 많았다. 특히 가상쇼 개발사, 참여사, 스폰서, 주최측 사이에서 조절하는 게 어려웠고 온라인 작업이 많았다. 온라인은 오프라인보다 더 많은 소재와 스토리텔링이 필요하고 마케팅이나 홍보 방법론 등이 다르고 더 많은 생각과 데이터 지표 중심의 결과가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목표 지표를 채우는 것이 어려웠다.

 

Q. ​다양한 인디게임들이 참여했다, 눈에 띄는 게임이 있다면? 

많은 게임들이 저마다 다른 재미가 있다. 제가 어떤게 좋다고 말하는 것 보다는 여러분들께서 직접 오셔서 찾아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 

 

Q. ​게임 시연까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  

저희들도 아쉽게 생각하고 있고 더 보완 할 생각이다.

 


게임쇼에서 만난 KMGA 김현규 부회장(좌) 황성익 회장(우)

 

Q. 미국의 플랫폼을 사용하여 국내 이용자와 잘 맞지 않은 부분들이 보인다. (한글 채팅 불가, 서양인 아바타 등)

다소 아쉽고 이질감이 있지만 금방 적응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차후 더 보완할 계획이다.

 

Q. 입장료는 무료지만, 클라이언트의 사양이 높고 용량이 너무 커서 오히려 접근성이 떨어져 보인다. 

가상쇼에 영상이 노출되고 미니게임이 있고 수 많은 캐릭터들이 가상공간에 있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 허들을 조금만 넘으면 색다른 게임쇼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Q. 다음 회차가 있다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

지금의 솔루션을 클라우드시스템으로 올려서 한다면 현재의 여러 가지가 보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치의 문제, 메모리 문제, PC화면으로만 접근해야 하는 문제 등이 클라우드 하나로 크게 보완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클라우드가상공간게임쇼'가 앞으로의 개선 방향이 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린다.

처음가는 길은 항상 고난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도 처음가는 길이라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남들보다 얻는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이번이 향후 게임쇼의 방법론을 결정 짓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저희가 이번에 얻은 지식과 경험은 아주 값질 것으로 생각한다.

 

인디크래프트가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에서 주목받는 게임쇼로 거듭나길 바라며 게임쇼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최초의 사례로 회자되고 롤모델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여러분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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